Page 128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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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서술한 사이구사 미츠요시三枝充悳의 말을 빌린다면 ‘법’(존재의 법, 색
수상행식의 5법)과 ‘법의 법’(존재의 법을 확정하는 법, 무상고무아의 법)과의 관계
이다. 그런 까닭에 와츠지는 앞의 인용문에 이어서 “따라서 무명을 연으
로 한다는 것은 명에 대하여 무명의 영역을 한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한정이 행의 연인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p.147-15] 제1장의 전반에서 ‘연기법송
와츠지의 ‘2층의 법’
緣起法頌’에 대하여 설명했다. 최초기 붓다의
제자 앗사지가 붓다 가르침의 핵심을 게송(시)으로 읊은 것으로, 이교도
이었던 사리풋타(舍利弗)와 목갈라나(目連)가 그것을 듣고 귀의를 결심한
계기가 된 내용이다. 그 시구는 다음과 같다.
“제법은 원인으로부터 생긴다. 여래는 그것들의 원인을 설한
다. 또 그것들의 소멸도. 위대한 사문沙門은 이와 같이 설한다.”
나카무라 하지메는 앗사지에 대하여 “초기의 대다수 불교자와 같이 무
상을 직관적으로 인상지워 설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더욱 깊이 고찰하
여, 사물간의 인과관계를 강조하려고 한 것이다”라고 평하고 있다.(「제6편
사상체계화의 길 제3장 연기설의 성립」 『中村元選集[決定版] 第16卷/原始佛敎の思想II
原始佛敎VI』, 춘추사)
‘연기법송’에서 말하는 ‘제법’이란, 말할 것도 없이 갖가지 존재하는 사
상事象의 법을 말한다. 그러면 “제법은 원인으로부터 생긴다”라고 하는
연기의 법은, 그 언급대상인 ‘제법’과 동질적인 것인가 아니면 이질적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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