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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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6호 | 삼론학 강설 8
관하구설과 섭령흥황상승
박상수 | 불교학자·번역저술가
관하구설關河舊說의 유래와 의미
길장은 자신의 저술 여러 곳에서 삼론의 학문적 계승의 연원을 관하구
설關河舊說이라 칭하였는데, 그 기본적 의미는 북지 장안의 구마라집과 그
문하의 삼론학을 의미하였다. 그런데 ‘관하구설關河舊說’ ‘관하구석關河舊
釋’같은 명칭 하에 인용한 그 관하關河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학자들 간에 지명의 혼란을 불러왔다.
1) 문제의 발단
길장은 섭산攝山의 승랑僧朗으로부터 계승되어 섭령상승攝嶺相承의 시
조가 된 섭산대사攝山大師를 낭공朗公, 랑법사朗法師, 대랑법사大朗法師 등
으로 호칭하였다. 그런데 8세기 일본의 삼론학자 남도南都 대안사大安寺의
안징安澄(763~814)은 길장이 말한 낭공朗公을 도랑道朗이라 간주하고, 자신
의 저술 『중관론소기中觀論疏記』에서 관하關河는 관중關中과 하서河西의 양
자를 의미하는 말이라고 해석하고, 하河는 하서河西를 뜻하여 하서의 도
랑道朗이라고 간주하였다. 이것이 남도의 계보설에서 하서의 도랑이 삼론
학파 조사의 하나로 헤아려진 이유가 되었으며, 근대에 와서 그 도랑이
실은 승랑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시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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