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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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로 관하구석關河舊釋을 사용하는 것은, 관중關中의 승예僧
叡는 라집羅什을 대면하여 법화法華를 수학하였는데, 그 경전
의 서문에서 말하기를 … 하서河西의 도랑道朗은 『법화경소法花
經疏』를 지어 「견보탑품見寶塔品」을 해석하였는데, 법신法身은 상
3)
주常住하여 도리가 존몰存沒하지 않는다는 것을 해명하였다.”
곧 『법화경』을 해석하는 대목에서, 관하구설의 해석자로서 구마라집에
게 직접 수학한 관중의 승예가 지은 「법화경서」의 내용과, 하서의 도랑이
저술한 『법화경소法花經疏』의 설명을 거론한 것이다.
또한 관하구설과 유사한 용어에 ‘관내구의關內舊義’라는 표현도 있다.
『유마경의소維摩經義疏』에서는 『유마경』의 종지를 변론하는 대목에서, 권
지權智와 실지實智에 대한 승조僧肇의 해석을 일부 인용하며, 이것이 관내
4)
關內의 구의舊義라고 하였다. 이렇게 ‘관내구의關內舊義’, ‘관중구의關中舊
義’라고 칭하는 경우는 구마라집과 그 문하를 언급하는 경우에 한하여, 관
하구설과 구별하여 사용한 것이다.
길장이 하서 도랑의 학설을 포함하여 관하구설이라고 강조한 데에는,
당시 강남의 불교계를 풍미한 양梁의 삼대법사 등 성실학 같은 대세적인
학풍의 흐름에 저항하기 위한 길장의 대항對抗 의식意識에서 비롯된 것이
라고 보았다.
3) 吉藏造, 『法華經遊意』 上卷(T34-p.604bc), “三用關河舊者, 關中僧叡面受羅什法華其經序云…河西道朗,
著法花疏釋見塔品, 明法身常住理無存沒”
4) 吉藏撰, 『維摩經義疏』 제1권(T38-p.916c), “釋僧肇云, 統萬行卽以權智爲主, 權卽方便, 智謂實智, 此旣
關內舊義, 故述而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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