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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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마다 시게오 교수의 세 가지 상반된 서술


             동일한 학자가 자신의 저술에서 똑같은 인물의 사제관계師弟關係를 세

           가지로 다르게 서술하면, 그 당위성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실제로 저명
           한 학자가 자신의 세 저술에서 각각 다르게 서술한 일이 발생하였다. 바

           로 승랑의 사제관계를 두고 말이다. 그 발언의 장본인은 전 도쿄대 가마
           다 시게오鎌田茂雄 교수다. 그 서술을 매개로 하여, 승랑을 두고 얽힌 학계

           의 긴 사연을 간추려 더듬어 본다.



             ① 1979년에 출판된 『중국불교사中國佛敎史』에는 승랑의 생애가 이렇
           게 해설되어 있다. “길장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고구려 승랑은 원래 요동

           遼東 사람으로 북지北地에서 라집羅什교학을 배우고 남지에 와서 종산鐘山
           초당사草堂寺에 거주하였다. 은사隱士 주옹은 승랑에게 사사師事하여 『삼

           종론三宗論』을 썼고, 양梁의 무제는 승랑에게 승정僧正 지적智寂 등 10인을
           보내어 수학하게 하였다. 무제는 승랑에 의하여 성실成實을 버리고 대승
                                                       2)
           으로 개종하여 『대품반야』의 소疏를 지었다고 한다.”
             이 저서에는 전승 문헌들과 마찬가지로, 주옹이 승랑에게 사사하였다

           고 되어 있다.
             ② 그런데 1987년에 간행된 『조선불교사朝鮮佛敎史』에는 앞의 저서와

           는 반대로 서술되어 있다. “6세기말에서 7세기 초엽에 걸쳐 고구려 승려
           들은 구법을 위해 수隋나 당唐으로 유학을 하는 자가 있었다. 승랑은 요동







           2)  鎌田茂雄, 『中國佛敎史』, 岩波全書, 1979, p.185.  鄭舜日譯, 경서원, 1985,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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