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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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의심사항은 전승되는 승랑과 주옹의 사제관계를 의심한 것이
           다. 연대적으로 고찰하면 주옹이 승랑에게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을 수긍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은사 주옹이 이제론二諦論에 관하여 『삼종론』을 지었다는데, 길장에 따

           르면 이 주옹은 승랑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이 『삼종론』의 이제설 중 주옹
           이 주장하는 ‘가명공론假名空論’은 ‘이제二諦는 중도中道를 체體로 삼는다’라

           는 것으로, 승랑이 북방으로부터 전해 온 특수한 이제설이라는 것이다.
           「법도전法度傳」에는 승랑이 법도의 제자로 기록되어 있지만, 이 이제설을

           승랑이 법도로부터 수여받았다는 사실이 없기 때문에, 법도에게 오기 전
           이미 북방에서 라집羅什의 의義를 전습傳習하였다고만 길장이 말한 것은

           괴이한 점으로 간주된다고 하였다.
             두 번째 의심사항은 양나라 무제武帝가 학도學徒를 섭산에 파견하고,

           종래에 신봉하던 성실학成實學을 버리고 삼론학三論學으로 전향하였다는
           설이다. 양무梁武가 대승에 따라 『주해대품경註解大品經』을 저술한 것은 사

           실이지만, 이것도 길장의 과장된 말이라고 생각하며, 반드시 승랑으로부
           터 받은 영향의 결과라고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속고승전』의 「법태전法泰傳」(T50, p.431a)에 따르면, 양무는 오히려 『대지
           도론』·『성실론』을 좋아했기 때문에 삼론이 흥성하게 된 것은 진무제陳武

           帝에 들어간 이후이며, 그것은 양무의 전대前代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채용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양무의 『주해대품경소』도 『주해대품서註解大品

           序』에 의하여 『대지도론』의 연구 결과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보았다.
             세 번째 의문사항은 승랑의 북토北土 전습傳習에 대해서는 한층 깊은 의

           문이 있는데, 연대상 많은 곤란함이 있어 해석하기 난처하기 때문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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