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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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에 대해 답론하고 있다.
“반론자는 말한다. - ‘일체는 무상이다’라고 말하며, ‘일체는
무상이다’라고 보임으로써, 불공不空인 것도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에 대하여 답하여 말한다. 일체는 무상(이라고 말하지만,) 무
상한 것도 항상한 것도 어느 것이나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가
있다고 한다면,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어느 것이지만,
어디에 그와 같이 있을 수 있겠는가.[58] ‘일체는 무상이다’라고
말하지만, 이 경우 설하고자 하는 것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무상한 것도 항상한 것도 어느 것이나 없기 때문이
다. 만약 존재가 있다고 한다면,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어느 것일 것이지만, 그것들 존재는 어디에 있겠는가, 어디에
도 없다고 설한 것이다.”(瓜生津隆眞譯 「空七十論(七十詩頌の空性論)」
『大乘佛典14 龍樹論集』 中公文庫)
그런데 현자가 아닌 범부에게 있어 무상은 고이며, 죽음도 또 단적인
공포이다. 왜 공포이며, 고인 것인가? 무상도 죽음도 의미의 영역, 명사
의 영역으로 묶어둘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런 까닭에
절대적인 사실로서 직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마구치 즈이호山口瑞鳳는 불교에 있어 무상의 구조를 ‘세 개의 시
간’론으로 정리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말하여 ‘세 개의 시간’이란 다음과 같다. 먼저 제
1의 시간에서는, 지각원인이 되는 외계의 선험적 <변화>가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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