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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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와 미래의 경계가 되는 <지금>으로서, 미래로 경과하면서
정체됨이 없이 소실한다. 이 지각원인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생체生體가, 본래 부여받은 감수기능에 의해 외계의 시간
적 경과를 지각으로 받아들여, 지속하는 순간의 공간적 궤적
으로 바꾸어 정지, 이동의 표상으로 나타난다. 이 매순간의 허
구적인 현재에 표상이 성립하고, 그 직후에 소실한다. 이것이
제2의 시간이다. 표상은 전후의 순간이 구별됨이 없이 정지적
으로 파악되고, 거기에서 추상된 몰시간적 형태관념이 그것을
가리키는 명칭과 함께 ‘명색’으로 구성되고, 기억된 그 ‘명색’에
서 언어표현이 형성된다. 새롭게 경험되고 외계를 잘못 파악
한다고 하는 표상은 모두 상기된 ‘명색’으로 간주되고, 언어표
현 대로 ‘생·멸’하는 실체로서 인식된다. 이 실체를 지탱하는
‘명색’의 몰시간적 영원성[항상]이 마지막 제3의 시간이다.”(인용
자주: 이 책에서는 < >로 표기된 말은 선험적인 사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評說 インド佛敎哲學史』 岩波書店)
“현실적으로는, 선험적인 외계에 <지금> <변동>하는 경과가
있고, 거기에서 거론된 원인이 경험주체에 의해 매순간 현재
의 표상지각이 되는 결과의 세계만이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그 둘의 어느 것과도 관계없는, 시
간의 개념[역시성歷時性]을 반영하지 않는 실체적인 ‘명색’으로
구성된 기억이며, 그것에 기초한 정지적인 ‘언어표현’의 세계
가 일상의 필요에 따라 형성된다. 결과의 경험표상이 외부로
투영되어 외계로 간주되고, 그것이 ‘명색’과 조합하여 실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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