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P. 108
승정僧正을 포함한 열 명을 승랑이 머물던 섭산에 보내어 배우게 하였다.
그 때 성실학파成實學派의 학자 개선사開善寺 지장智藏은 승랑이 머물던 산
에 가지는 않았지만, 그 가르침을 전해 듣고 중도를 이제의 체로 삼았다
고 한다. 그러나 몸소 승랑에게 배우지 않아, 진제眞諦를 체로 삼는 셈이
되어 도리에 어긋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二諦를 이理로 삼은 성실학파
와는 달리 삼론학은 이제二諦를 교敎로 간주하고, 또 제삼제第三諦의 뜻이
있음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② 이제시교의二諦是敎義
“섭령攝嶺과 흥황興皇 이후 함께 이제二諦는 교敎라는 것을 해명하였
다.” 4)
길장은 『대승현론』에서 말하기를, 如來는 항상 이제二諦에 의하여 설법하
여, 이제二諦는 오직 교문敎門이고 경리境理에 관계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제二諦가 교설(敎)이라는 것을 해명하는 까닭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
나는 다른 학파의 학설을 대처하기 위함이다. 다른 학파에서 말하는 이제
二諦는 경계법보境界法寶이니, 이것에 미혹하면 육도六道가 분연하고, 깨달
으면 삼승三乘과 십지十地가 있다고 한다. 미혹과 깨달음의 경계인 그 이
제二諦를 대처하기 위하여 이제二諦가 교설임을 밝히는 것이다. 다른 학설
이란 당시에 성행한 성실학파의 이제二諦로, 개선開善이 말한 ‘일진의 불
이적 극리[一眞不二之極理]’, 광택光宅이 설한 ‘영지의 연부[靈智之淵府]’ 등의
학설을 말하며, 그 설명이 똑같지는 않아도 모두 경계의 이치[경리境理]를
4) ) 吉藏撰, 『二諦義』, T45, p.86b.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