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P. 74
처럼 한 마디 덧붙인 ‘한 달에 한 번 부부가 함께 책 한 권 읽기’와 ‘매일
108배하기’를 권한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면서 살 줄 알아야 성숙
한 삶을 살 수 있다면서 그 방법으로 책읽기와 108배를 권한 것이다. 책
을 함께 읽고 서로 토론을 하면서 인생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읽
은 책은 남겨두었다가 자식에게 정신적 유산으로 물려주라고 부탁했다.
108배를 하면서 내면의 평화와 건강을 챙기기 바란다고 말하자 옆에
앉아 있던 천주교 신자인 내 친구가 ‘어머나 108배 전도사가 되셨네’ 하면
서 신랑신부도 108배를 하느냐고 내게 물었다. “결혼하기 전 백일 동안
기도를 하면서 간간히 108배를 했다네.”
늙어가며 잔소리가 부쩍 많아졌지만 정신적 유산으로 물려주라며 책
읽기와 108배를 권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 주례사가
내 자식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기 때문이다.
친절하라
그날은 오후에 남동생의 작은 딸 결혼식도 있었다. 여의도에서 평택까
지 부랴부랴 갔더니 결혼식이 시작되기 5분 전이었다. 동생네 결혼식엔
주례가 따로 없고 혼주가 나와서 한 마디씩 하는 것으로 주례사를 대신했
다. 남동생은 신랑신부를 향해 간단히 말했다.
“아빠가 존경하는 한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절
은 친절이라고 하시더라. 너희들도 서로에게 친절하기 바란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미소 지었다. 남편의 책읽기의 정신적 유산 얘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