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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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0호 | 화두로 세상 읽기 19    향엄 화상이 말하기를, 가령 사람이 나무에 올
                                           라가서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손은 가지를 잡
                                           지 않으며 발은 나무를 디디지 않고 있는데, 나
                                           무 아래에 사람이 있어서 ‘서래의’를 묻는데,
                                           대답하지 않으면 묻는 사람에게 그릇될 것이
                                           고 만약 대답한다면 떨어져 죽을 것인즉 이러
            궁해야                            한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통하는
                                           香嚴和尙云, 如人上樹, 口啣樹枝, 手不攀枝,
            길을 볼 수 있다                      脚不踏樹,  樹下有人,  問西來意,  不對卽違他
                                           所問, 若對又喪身失命. 正恁麽時, 作麽生對?
                                                                     『무문관無門關』 제5칙



            김군도
                                              향엄지한(香嚴智閑, ?-898) 화상은
            자유기고가
                                           위산영우(潙山靈祐, 771-853) 선사의
                                           제자로 학문에 있어서는 독보적 존

                                           재였다고 한다. 그러나 스승 위산을
                                           만나고 나서 교학敎學에 한계를 느끼

                                           고 선에 전념했다고 전해진다. 향엄
                                           이 선에 전념하게 된 계기를 『조당

                                           집』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어느 날 위산이 향엄에게 말했다.

                                           “지금껏 네가 터득한 지식은 눈과
                                           귀를 통해 타인의 견문과 경권이나
             김군도   선시 읽는 법을 소개한 『마음의       책자에서 얻은 것일 뿐이다. 나는 그
             밭에 달빛을 채우다』를 펴내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오도송에 나타난 네         것을 묻지 않겠다. 네가 처음 부모의
             가지  특징」·「호국불교의  반성적  고찰」
             등의 논문이 있다.                    태에서 나와 동서東西를 구분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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