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20년 1월호 Vol.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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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동일하다. 다만 독각종성이 스스로 연기를 깨닫는
다면 성문종성은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 있으면서도 이타적 실천으로 나
가지 못하고 소승적 경지에 안주해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넷째, 부정종성은 보살·독각·성문이라는 세 가지 자질 중에 두 가지
또는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유정을 말한다. 3가지 성품 중에 어느 하나로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경우의 수가 등장한다. 즉 보살과 아라한이
될 수 있는 종자를 갖춘 사람, 보살과 연각이 될 종자를 갖춘 사람, 성문
과 연각이 될 자질을 갖춘 사람, 세 종자를 모두 갖춘 이로 나눠진다. 세
가지 자질 중에 하나로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삼승부정성三乘不定性이
라고 한다. 부정종성을 가진 사람은 성문·독각을 지향하지만 보살승으
로 전향해 불과를 증득하기도 한다. 소승법을 지향하다가 이후 대승법으
로 전향해 불과로 나가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섯째, 무성유정無性有情은 성문·연각이나 불과를 증득할 수 있는 무
루지의 종자를 전혀 갖지 못한 유정을 말한다. 따라서 무성유정은 영원
히 불과는 물론 성문이나 연각이라는 과보를 증득하지 못하고 생사유전
을 거듭하는 유정을 말한다. 다만 오계五戒와 십선十善의 실천이라는 좋은
씨앗[善因]을 심어 인간계에 다시 태어나는 인승人乘이 되거나, 하늘에 태
어나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는 천승天乘을 목표로 삼을 뿐이다. 이들은 무
루지를 갖지 못하고 생사유전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에 유루有漏의
업보와 자질만을 갖춘 유정들이다.
의미와 평가
오성각별설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타고난 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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