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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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5호 | 과학과 불교 1 내 친구가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가상현실 체험을 했다고 한다. 처음
에는 이건 실제의 상황이 아니니까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마음으로 시
일체유심조 작했다고 한다. 아주 높은 곳에서 발
아래 펼쳐지는 멋진 풍경이 변화해
가는 것을 바라보며, 패러글라이딩
양형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그러나 점차 고도가 내려
가면서 솟아 오른 절벽을 피해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조종을 잘 해 바
위를 멋지게 피할 수만 있었다면 짜
릿하고 멋진 경험이 됐겠지만, 그렇
지 못했다.
가상현실의 한 장면
가상현실이어서 위험할 수 없다
고 생각했던 처음과는 달리,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공포를
양형진 고려대학교 과학기술대학 물리학 불러 일으켰다. 두려움에 몸이 굳어
과 교수. 연구 분야는 양자정보이론. (사) 지면서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을
한국불교발전연구원장. 『산하대지가 참
빛이다(과학으로 보는 불교의 중심사상)』, 경험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는
『양형진의 과학으로 세상보기』 등의 저서
가 있다. 실제세계와 가상세계의 구분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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