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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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6호 |                   교의敎義는 티베트어 grub mtha’를 번역한
              티베트불교 『장꺄교의론』 번역 2 | 중관파 2   것이다. 일본 학자들은 ‘학설강요學說綱要’로,

                                           중국학자들은 ‘종의宗義’로 대개 옮긴다. 종의
                                           는 ‘어떤 종파宗派의 교의敎義’라는 의미다.
           요의경                             종파宗派라는 말은 중국불교에서 주로 사용
                                           하며 인도불교에 대해서는 통상 ‘학파學派’라
           불요의경
                                           는 단어를 사용한다. 중관파·유식파라고 부
           구별법                             르지 중관종·유식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티베트불교 교의론은 인도의 설일체유부·
                                           경량부·유식파·중관파 등 4대 학파의 교
           [티베트] 장꺄롤뻬돌제* 지음
                                           의체계를 설명하고 있기에 종의 보다는 ‘교
           [한   국] 조    병    활   옮김
                                           의’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  그래서  역자譯
                                           者는  grub  mtha’를  ‘교의’로  옮긴다.  grub
                                           mtha’에는 학파學派, 교파敎派, 종취宗趣, 교

                                           의敎義 등 다양한 의미가 있다. ‘어떤 학파나
                                           교파의 확정된 학설學說’이라는 뜻을 가진 산
                                           스끄리트어 siddhānta[한역漢譯은 실단悉檀 혹은
                                           실단다悉檀多]를 티베트어로 옮긴 말이다. grub

                                           mtha’를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성취grub의


           *  lcang skya rol pa’i rdo rje. 제3세 장꺄 활불을 말한다. 생졸년은 1717-1786. 4세 때 제3세 장꺄 활
            불(活佛, 윤회전승자)로 인정받아 암도 지방의 곤룽 사원[dgon lung dgon pa, 중국 칭하이셩靑海省 후주셴互助縣에 위
            치]에 들어갔다. 8세 때인 1724년 청나라 옹정제(재위 1722-1735)의 초청을 받아 북경에 도착, 후일의 건
            륭제와 함께 공부한다. 당시 장꺄는 티베트어·만주어·중국어·몽고어·겔룩파의 교리 등을 배웠
            다. 1734년에 옹정제로부터 ‘관정보선광혜대국사灌頂普善廣慧慈大國師’라는 칭호를 받는다. 장꺄의 업적
            가운데 특기할 것은 건륭제 때인 1741-1742년 티베트어 대장경 땐규르[논소부] 전부를 몽고어로 번역
            한 점. 강희제 당시 티베트어 대장경 깐규르[불설부]가 이미 몽고어로 번역되어 있었기에, 장꺄가 땐규
            르를 몽고어로 번역한 후 몽고어 대장경이 완비됐다. 게다가 1772-1779년 장꺄는 티베트어 대장경
            깐규르 전부를 만주어로 옮겼다. 그는 『능엄경』을 한문에서 티베트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내·외전에
            통달한 그가 1736년부터 1746년까지 10년에 걸쳐 쓴 책이 바로 이 『교의론』이다. 그는 18세기 중후반
            의 티베트불교를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학승이자 수행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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