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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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단차 모양.
도한 상황에서도 왕실과 무신정권기 최고 실세인 최이가 베푼 연등회는 화
려하고 사치스러웠다. 백성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던들 ‘천도遷都라
는 환난’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시대적인 환경과 흐름에 곤란을 겪어야 했
던 민초의 슬픔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듯하다.
한편 차를 좋아했던 원감 국사가 햇차를 받은 기쁨을 노래한 시詩에 송
황실에 공납된 증항차가 불교계에 유입된 상황이 확인된다. 「금장 대선사
가 보내준 차에 감사하며[謝金藏大禪惠新茶]」라는 시다. 이 시는 「원감국사가
송」에 수록되어 있다.
자애로운 선물에 놀라 햇차를 다리니 慈貺初驚試焙新
자갈에서 자란 찻 싹이라 더욱 진귀하네. 芽生爛石品尤珍.
평소에는 가루차만 마셨는데 平生只見膏油面
기쁘게도 한 움큼 증갱차를 얻었네. 喜得曾坑一掬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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