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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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성했으니 인가해달라고 찾아오는 이가 일 년에 수십 명이 넘는데 태
반이 견성은커녕 몽중일여도 되지 않은 자들이다.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
하신 견성이란 동정일여·몽중일여를 넘어 숙면일여가 되고 나서 얻는 것이
라고 설명해주면 “아, 견성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습니까?” 하고 순순히
돌아가곤 하는데, 간혹 막무가내로 고함을 치며 법담法談해보자고 달려드
는 이들도 있다. 또 자기는 몽중일여·숙면일여를 넘어 완전한 무심경계에
들었다고 억지를 쓰는 이들도 있는데 그것은 완전 거짓말이다. 천하 사람
을 다 속인다 해도 자신은 속일 수 없다. 그렇게 거짓말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간혹 숙면일여를 지나 묘각을 성취했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예전엔 이런 이들을 물리치지 않고 일일이 만나줬지만 아무리 일러 줘 봐
야 소용이 없다. 그래서 근간엔 시자를 시켜 만나보게 하는데 그런 이들
이 한둘이 아니라 도처에 가득하다.
【1-9】 ①명안인明眼人이 경곡輕縠을 * 눈 밝은 사람이 얇은 비단으로
장격障隔하고 모든 색상色像을 보는 눈을 가리고 모든 사물의 모습을
것과 같아서 구경지 보살도 일체경계 보는 것처럼 등각의 경지에 오른 구
에 이와 같으며, 명안인이 장격이 없 경지 보살도 일체의 대상에 대해 이
이 모든 색상을 보는 것과 같아서 여 와 같다. 눈 밝은 사람이 얇은 비단
래도 일체경계에 이와 같느니라. 명 으로 눈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물
안인이 미암중微闇中에서 중색衆色을 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여래도 일체
보는 것과 같아서 구경지 보살도 이 의 대상에 대해 이와 같다. 눈 밝은
와 같으며, 명안인이 일체 혼암昏闇을 사람이 조금 어두운 곳에서 여러
떠나 중색을 보는 것과 같아서 여래 사물을 보는 것처럼 구경지 보살도
도 이와 같으니라. ①如明眼人이 隔 이와 같으며, 눈 밝은 사람이 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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