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P. 136
억 겁이 흘러가도 다시 보면 이제로다
지금의 이 마음자리 놓을 곳이 어딘가.
과거는 저기만큼 이미 흘러갔는데
미래는 여기까지 아직 오지 않았네
오로지 현재의 마음 그 마음을 찾으렴.
사물에 대한 정밀한 관찰과 정관의 자세는 고요한 선정의 상태와 연관
된다. 선정의 상태는 망념이 배제된 순수한 마음의 상태로서 무심의 경지
이기에, 허상을 배제하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대하게 된다. 그러므로 스님
은 자신의 근본 마음자리를 비추어서 아는 것만이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
는 것이며, 자신의 마음 그것이 곧 부처이므로 ‘현재의 그 마음’을 찾을 것
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 마음을 찾으면 천하를 얻게 되고, 그 마음
을 잃으면 세상을 다 잃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그 마음 찾으면 천하를 다 얻는다
그 마음 잃으면 이 세상 다 잃는다
얻고 잃는 마음 밖에 자성불이 웃는다.
사실, 법계의 만상은 미혹한 중생의 눈으로 보면 차별적인 현상 그대로
이지만, 깨달은 자의 눈으로 보면 고금의 구별이 없고, 처소의 차별이 없어
진다. 마음과 경계가 일체가 된 불이不二 법문 안에 무슨 범부와 성인, 선
과 악의 분별이 있겠는가? 결국 마음이란 늘 가까이 있느니 애써 멀리서
찾으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곧 ‘지금 여기’의 그 마음을 찾으라는 것이다.
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