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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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1호 | 『백일법문』 해설 91 세상살이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
중에 하나는 선善과 악惡의 문제일
것이다. 종교는 물론 윤리와 도덕의
기본적인 준칙은 악을 멀리하고 선을
불해不害, 실천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생명에 대한 선이고 무엇이 악일까? 각 종교와 철
연민과 사랑 학자들은 저마다 선악의 기준을 제
시하고 있지만 서로 일치하지는 않는
다. 이는 어디서나 선악을 강조하지
서재영
만 선악을 가르는 불변의 기준이란
성철사상연구원 연학실장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성균관대 초빙교수
선과 악의 기준
선악은 시간과 공간, 상황에 따라
서 서로 역전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살인은 일반적으로 가장 나쁜 악으
로 규정된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
면 적군을 죽이는 살인행위는 영웅
적 행위로 찬양받기까지 한다. 이를
서재영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
학원에서 「선의 생태철학연구」로 박사학 보면 인간이 정한 선악은 자기 또는
위를 받았다. 동국대 연구교수, 조계종 불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중심으로 설
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불교신문 논설위
원,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을 거쳤다.
정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기준 또
저서로 『선의 생태철학』 등이 있으며, 포교
사이트 www.buruna.org를 운영하고 있다. 한 나와 내가 속한 공동체에 해를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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