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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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태조선원.


          에 취해 이를 들으며 여러 밤을 지새운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나는 전강

          선사의 녹음된 목소리를 들었을 때 그 옛날 장삼을 휘휘 날리며 죽어가던

          조선의 선맥禪脈을 다시 힘차게 뛰게 만든 경허(鏡虛, 1849-1912)대선사의 목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곤 했다(사진 4).
           아래쪽에서 위로 올라가면 근래 봉안한 아도화상 좌상을 지나 맨 위쪽

          에 있는 적멸보궁寂滅寶宮에 이른다(사진 5). 부족한 공간에 지어 오르막 계

          단이 가파르다. 적멸보궁 뒤편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 1과가 새로 조성
          된 ‘석가세존사리탑釋迦世尊舍利塔’에 봉안되어 있다. 이 탑은 세존사리탑에
          서 발견된 진신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새로 조성한 것이다. 팔각원당형부

          도八角圓堂形浮屠를 본 따서 정방형 지대석 위에 팔각 탑신을 세웠는데, 기

          단에는 용을 조각하고 탑신에는 사천왕상을 새기고 상륜부의 귀꽃에는 여
          래상을 새겼다. 매우 장엄하고 화려하다. 원래는 옮겨온 세존사리탑에 진
          신사리가 들어있었는지는 그 전에 탑의 아래를 깨어본 도굴꾼들이 발견하

          지 못했는데, 1976년에 세존사리탑을 보수 공사하던 중 깨어진 아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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