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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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지 않고 우리 자신의 정의를 자유롭게 내려 보자고 한다. “종교는 유한
          과 무한의 통일이다.”
           그는 말한다. 무한이 유한 속에서 현출하고, 유한이 무한 속에서 현출

          한다. 그리고 최후에는 둘의 구별이 불가능해진다. 유한은 무한에 의해 생

          성되고, 무한은 유한에 의해 생성된다. 그것만이 아니라 유한은 무한이고
          무한은 유한이다. 통일이 생긴다. 절대성과 상대성을 통일시킨다. 나아가
          의존과 독립, 일과 다, 전체와 부분, 완전과 불완전을 유기적 구성으로 통

          일시키는 것이다. 이를 군주와 신하의 상호성인 주반호구主伴互具의 관계로

          설명한다. 군주와 신하의 상호의존 또는 상호성을 말한다. 마침내 자력수
          행문과 타력구제문의 통일에까지 이른다. 인생의 유한성과 아미타불의 무
          한성으로 대비되고, 깨달음이나 진여 모두는 무한의 범주에 속한다. 궁극

          적으로는 “각자의 영혼 혹은 심식이 개발 전진하여 무한에 도달하는 것이

          종교의 요지가 된다.”고 한다.
           기요자와의 종교철학적 전진은 정신주의에서 꽃을 피운다. 정신주의는
          『정신계』의 창간호에서 선언된다. 야마모토 노부유키는 앞의 책에서 기요

          자와의 글이 그의 문하생에 의해 기록되었다고 주장한다. 매우 충격적이지

          만 하나의 학문 공동체 안에서 기요자와가 승인한 것으로 보고 이를 폭넓
          게 해석하여 그 흐름을 관찰하는 것으로 용인하기도 한다. 정신주의는 기
          요자와를 정점으로 한 일군의 사상적 동일집단의 산물로 볼 수 있는 것이

          다. 정신주의는 앞의 종교철학적인 무한의 견지를 현실화시켜 부처, 여래

          를 최종 지점으로 하는 절대무한자에 의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정신주의의 첫 머리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들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
          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의 완전한 입각지가 없어서는 안 된다. 만약 이것

          없이 이 세상에서 생활하고, 무언가를 행한다면 그것은 마치 뜬 구름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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