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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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시작하였다. 1904년부터는 양문회를 사사하며 불교를 연구하였고, 그
가 세상을 뜨고난 뒤에는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금릉각경처를 운영하고
유식학을 연구하였다.
유식학 문헌들의 간행과 지나내학원 설립
구양경무는 1918년 『유가사지론』 후반부 50권을 각경하여 발간하였고,
유식학 학설을 연구하고 법상유식의 개요를 정리하는 등 유식학을 중심으
로 활동하였다. 『유가사지론』 상반부 50권은 스승인 양문회가 생전에 출간
하였고, 그 뒤를 이어 구양경무가 후반부를 발간하여 완성하였다. 『유가사
지론』은 유식학에서 매우 중요한 논저로서, 요가의 선전 수행을 17단계로
다룬 문헌이다. 중국 근대 유식학에 대한 유행과 연구에 이 책의 간행이
주는 영향은 매우 컸다. 또한 그는 1922년에 지나내학원을 창립하였는데,
여기에는 채원배, 장태염, 양계초, 여징, 왕은양, 탕영동 등 당대의 저명한
불교학자 및 지식인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그는 여기에서 주저인 『유식결택
담』을 저술하고 강의하였다. 지나내학원에서는 연구부, 법상대학 특과, 외
국어 및 불교의 각종 종파들을 공부하게 하였고, 특히 유식학에 중점을
두었다. 지나내학원이 중국 근대불교에 끼친 영향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예
컨대 양계초는 “내학원에서 구양경무의 강의를 듣고서야 불교가 무엇인지
를 알았다”고 고백하였고, 웅십력 역시 내학원에서 유식학을 공부한 뒤에
자신의 주저인 『신유식론』을 쓸 수 있었다. 중국 근대불교가 유식학 중심
으로 이루어진 데는 구양경무가 유식학 문헌들을 간행하고 지나내학원을
설립하였던 사실에 전적으로 빚졌다고 할 수 있다.
1927년을 시작으로 구양경무는 『반야경』, 『열반경』 등의 경전을 더욱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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