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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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으로 공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혹자는 “7지 보살·10지 보살이 얼마나
              높은 경지인데 그들이 다시 공안을 참구할 일이 뭐가 있겠냐?”고 한다. 하
              지만 그것은 천부당만부당이다. 10지·등각이라도 아직 완전히 눈을 뜨지

              는 못했기 때문에 공안을 모르는 법이다. 오매에 일여한 10지·등각에게도

              언구를 참구하지 않음이 병이 되는데, 황차 망상이 죽 끓듯 하는 지견을
              두고 돈오다 견성이다 하며 점수한다느니 보임한다느니 하는 소리가 가당
              키나 한가? 허황될 뿐만 아니라 온 천지를 마구니로 가득 채우는 요설이

              라 하겠다. 정식情識이 여전한 상태에서 공안을 알았다면 그것은 견성이

              아니라 망상경계다. 대사지大死地에서 다시 공안을 참구해 크게 살아나야
              한다는 것은 나의 말이 아니라 고불고조께서 누누이 강조하신 선문참구의
              생명선과 같은 지침이다.




             【9-6】 ①반월여半月餘에 동상動相이             ✽ ①보름 만에  (마음에) 움직이는
             불생不生하나 저리這裏에 좌주坐                 모습이 일어나지 않으나 여기에 머
             住하면  합당合當치  못하니,  견지불            무르면 맞지 않은데 (이를) ‘움직이는

             탈見地不脫이라  운위云謂하여  정지              모습이 생기지 않는 경계에서 벗어

             견正知見을 장애한다. 매양每樣에 숙              나지 못하고 (이것이) 오히려 올바른
             면熟眠하여 몽상夢想과 견문이 없을               깨달음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잠

             때에는 절단되어 양궐兩橛을 타작打               잘 때 꿈속에서 생각하고 보고 듣
             作하여 경교經敎와 어록에서 차병此               는 것이 없을 경우 이외에는 (화두와

             病을 해소할 수 없었다. 흉중胸中에              내가) 서로 끊어진 두 막대기가 되었
             체애滯碍하여 있은 지 10년이러니, 일            다. 경전과 어록엔 이 병을 해소할

             일一日에는 고백枯栢을 보고 촉목觸               방도가 없어 가슴 속에 걸려 있기
             目하여 대성발오大省發悟하여 향전向               가 10년이나 되었다. 어느 날 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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