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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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의 소득所得한 경계가 박연撲然히              비틀어진 측백나무를 보고 문득 깨
          산멸散滅하였다. 그때 암실闇室에서              침이 있어 이전에 얻은 경계가 무너
          백일하百日下에  나와  있음과  같아            지듯 흩어져 어두운 방에서 햇빛

          서,  비로소  경산  노인(徑山老人,  무        가득한 밖으로 나온 듯했다. 비로

               2)
          준無準) 의  입지처立地處를  득견得            소 경산 노인의 경계를 체득했다.
          見하니  30방三十棒을  타여打與함이            방망이로 30방을 때려 주는 것이
          대호大好하다.  ①半月餘에  動相이             좋았을 것이다.

          不生하나 不合這裏하야 坐住니 謂

          之見地不脫이니 碍正知見이니라 每
          於睡著하야 無夢想見聞地엔 打作兩
          橛하야 經敎語錄에 無可解此病이라

          碍在胸中者十年이러니 一日에 見枯

          栢하고  觸目省發하야  向來所得境
          界가 撲然而散하고 如闇室中에 出
          在白日하야  始得徑山老人의  立地

          處하니 好與三十棒이로다. (①『雪岩

          錄』, 『卍續藏經』122, p.514b)


          【평석】  숙면  시에는  망연茫然하여           ✽ 깊이 잠들었을 때 화두가 들리

          일여치 못하니 이는 전체가 병이다.             지 않고 모든 것이 소멸된 것 같은

          이  대병大病을  정오正悟로  착인錯            상태에 빠져있는 것은 병이다. 이
          認하면,  청천백일하靑天白日下의  확            큰 병을 올바른 깨달음으로 착각하
          철대오는 미래겁이 다하여도 있을               면 밝은 태양빛 같은 철저한 깨침

          수 없다.                           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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