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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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 마계라 하여 꾸짖은 조사들의 안목에 가당키나 하겠는가? 6식의 망상
경계에서 견성하고 돈오했다고 막말을 일삼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
한된 얘기는 아니다. 일본에서도 누구는 공안을 10개 깨치고 누구는 20개
깨쳐 견성하고 성불했다는 소리를 쉽게 하는데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마
구니 경계를 참으로 여겨 소리 높여 떠들고 그런 터무니없는 말에 귀 기울
이는 자들이 허다하게 많으니 장차 우리 불법佛法이 어디로 흘러갈까 걱정
이다. 위산 스님, 감산 스님 같은 분들은 만고의 표본이 될 대선지식들이
다. 이런 분들의 간절한 경책의 말씀을 귀감으로 삼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
구의 말을 따르겠다는 것인가?
‘스님’. 엘투디자인 이경미 작作
1) 아뢰야식의 다른 이름. 과거의 업보에 의해 생겨난 결과로서의 식識.
2) 현장이 지은 「팔식규구송八識規矩頌」에 있는 ‘大圓無垢同時發’이라는 구절을 가리킨다. 감산이 「팔식규구
송」을 해설한 것이 『팔식규구통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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