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P. 152

의의가 있다. 이 글은 불교의 동아시아 전파 및 교리의 발전과 한국, 통불
          교의 건설자 원효, 불교예술사와 불교경전의 유통과 한국, 일본불교와의
          비교와 동방문화에서의 한국불교 순으로 구성되었다. 그는 첫머리에서 동

          서 문명교류에서 동방 교통의 종착지인 한반도는 문화의 최후 정류지라는

          지위를 가졌지만 그 동안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어 통불교, 전불교의 건설자로서 원효의 역할과 위상을 강조했다.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까지 원심적 분화의 경향을 띠며 전개된 데 비해 한국불교

          는 구심적 귀합을 특징으로 하며, 원효 단계에서 교학의 이론적 종합, 일

          승사상의 완성, 이론과 실천의 융화와 불교 대중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다. 나아가 한국불교가 인도 및 서역의 서론적 불교, 중국의 각론적 불교
          에 대비되는 최후의 결론적 불교이며 한국이 동방문화의 교차점 역할을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데 최남선이 주창한 결론적 불교, 종합적 통불교론에는 한국불교가
          일본과 다르고 또 독자성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이면에 깔려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마쿠라 시대의 학승 교넨에서 시작하여 근대기까지

          이어진 인도-중국-일본으로 연결되는 삼국불법전통사관에 대응하여 불

          교 유통에서 일본 자리에 대신 한국을 넣고, 또 일본불교의 종파적 특성
          과는 달리 여러 종파를 통섭하는 통불교의 특징을 장점으로 내세운 것이
          다. 최남선의 통불교론은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문화적 교차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원효와 같은 통일적·결론적 불교가 완성되었다는 김

          경주의 글이 곧이어 나왔고, 신라 원효의 화쟁, 고려 의천과 지눌의 선교
          융섭, 조선의 참선·강경·염불을 겸하는 삼문수업을 근거로 한국불교의 통
          시대적 특성으로 통불교를 위치시킨 김영수의 연구가 이어졌다.

           최남선이 제기한 통불교론은 이후 호국불교와 함께 한국불교의 특성을



          150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