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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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내는 용어로 널리 확산되었다. 회통과 원융을 내세운 통불교 전통은
             원효의 화쟁사상에서 비롯되었고 중생구제뿐 아니라 이론과 실천의 융화
             에서 그 독창성을 찾을 수 있다는 논리가 퍼져갔다. 한편 최남선이 불교

             유통의 역사에서 한국불교를 결론불교로 보고 통불교, 전불교, 종합불교

             의 구현자로 원효를 드높인 것은, 식민지 상황에서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
             사상 등의 독자성을 세우고 학술적 가치를 발굴해 새롭게 조명하려는 움
             직임과도 관련이 있다. 1930년대 전반에 일어난 조선학 운동은 민족주의

             적 각성과 전통에 대한 긍정적 해석을 특징으로 한다.

               한국불교의 특성으로 통불교가 주목된 것은 일본불교의 특징인 종파불
             교와 대비되면서도, 보다 포괄적이고 우월하게 보이는 원융과 통합의 긍정
             적 이미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일본의 식민지라는 상황에서 현

             실적으로 우월한 일본을 능가할 수 있는 한국의 독자성과 우수한 문화 전

             통을 찾아 자부심을 회복하려는 자의식의 산물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통
             불교론이나 불교통일론 같은 개념은 앞서 메이지시기 일본에서 이미 제기
             된 것이었고, 또 과연 통불교라는 개념이 한국불교사의 정체성을 담아내

             기에 적합한 용어인지, 그리고 그것이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논거와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 회통이나 통합이 한
             국불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또 신라의 원효, 고려의 의천과 지
             눌, 조선의 시대 상황과 사상적 과제, 각각의 문제의식과 지향점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제의식과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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