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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寂而常照하고 以毘婆那(觀·慧)故로
雖照而常寂이요 以優畢叉(捨·平等)
故로 非照而非寂이라 照而常寂
故로 說俗而卽眞이요 寂而常照
故로 說眞而卽俗이요 非寂非照
故로 杜口於毘耶니라. (①『永嘉集』,
『大正藏』 48, p.391b)
【평석】 적조동시寂照同時요 적조불 ✽ 고요함과 비춤이 동시에 이뤄지
립寂照不立하니 대원경大圓鏡 중의 나 고요함과 비춤이 동시에 성립되
무상열반無上涅槃이요, 상사상활常 지 않으므로 크고 둥근 거울 같은
死常活하고 불사불활不死不活하니 지혜 속의 위없는 완전한 평화요,
소림문하少林門下의 벽안납승碧眼衲 항상 죽고 항상 살며 또 죽지 않고
僧이다. 살지 않으므로 선문의 눈 푸른 수
행자이다.
【강설】 “적과 조가 동시이다.”라고 말했지만 저 밖의 돌덩어리처럼 적멸과
관조가 따로 따로 있으면서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
이다. 적과 조가 동시이면 적과 조는 따로 따로 성립할 수가 없다. ‘고요하
다’, ‘비춘다.’는 것마저 다 버려 적과 조가 성립할 수 없는 그곳에서 동시인
것이지, 적멸과 관조가 실재한다면 절대 동시가 될 수 없다. 어둠과 밝음
이 실제 존재한다면 어떻게 동시에 있을 수 있겠는가? 이를 말로 표현하고
설명하자면 복잡하지만 실제로 깨치면 너무도 명확한 것이다. 참으로 죽
는 길은 참으로 사는 데 있고 참으로 사는 길은 참으로 죽는 데 있다.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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