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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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전심이 중요하게 다루어졌고, 백파 긍선의 경우 삼처
                          전심을 위계적으로 분류하여 임제종 우위의 선종 판석
                          을 정당화하기 위해 적극 활용했다. 삼처전심은 붓다가

                          심법을 전한 다자탑전 분반좌[多子塔前分半座], 영산회

                          상 거염화[靈山會上舉拈花], 니련하반 곽시쌍부[泥蓮河畔
                          槨示雙趺]를 가리킨다. 그런데 이 삼처전심의 신빙성 문
                          제에 대해서는 누카리야 뿐만 아니라 권상로도 회의적

                          시각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대한 최근의 연구에서는
      사진 3. 중국에서 『한국선교    삼처전심설도 진귀조사설과 마찬가지로 교로부터 선
      사韓國禪敎史』로 번역·출간
      된 누카리야 가이텐의 『조선     의 독립과 우월성을 획득하기 위한 정체성 인식의 문제
      선교사』, 北京: 中國社會科
      學出版社, 1995.         로 보고, 세 일화가 중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이를 합성
                          한 삼처전심이라는 용어는 한국의 선 문헌에 처음 보

          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누카리야 가이텐은 저명한 선종 연구자였지만, 당시의 시대성을 반영해
          서인지 한국불교에 대한 부정과 폄하의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선학 및 선종 연구의 대가로서 자신의 학문적 능력을 발휘해 한국불

          교 사상사의 궤적을 재구성하려 했다. 1930년에 나온 『조선선교사』는 이능
          화의 『조선불교통사』 등 선행 연구와 축적된 자료에 기대면서 근대학문의
          연구방법론을 적용한 체계적 개설서이다. 다카하시 도루의 『이조불교』가

          조선시대에 국한된 연구임에 비해 누카리야의 이 책은 한국불교의 전 시

          기를 망라한 선과 교의 사상사적 개설서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다. 그렇기에 한국불교학의 사상적 토대를 구축하고 큰 학문적 영향을 미
          친 이 책의 연구사적 의미와 가치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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