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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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는  인도철학은  물론  초기불교로부터
             대승불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연구했다(사
             진 3). 그의 업적 중 가장 높게 평가받는 것은 『인

             도철학종교사』(1914) 및 『인도육파철학』(1915)과 『아

             비달마론의 연구』(1922)이다. 당시 유럽의 연구와
             필적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 『인도철학종교
             사』는 학문의 스승인 다카쿠스 준지로와의 공저                   사진 1. 기무라 타이켄.

             이다. 범서梵書, 오의서奧義書, 경서經書 시대에 이르기까지 인도 고대사상의

             발달사를 연구한 것이다. 당시에는 이노우에 엔료의 『외도철학』, 아네사키
             마사하루의 『인도종교사고』 정도가 인도종교 연구의 성과였다. 범어 원전연
             구를 통한 본격적인 인도 고대종교 연구의 문이 열린 것이다.

               본 연구의 연장선인 『인도육파철학』은 각파의 출생 연대의 논거 제시와

             함께 순서에 따라 각 텍스트에 입각하여 학설을 설명하고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불교의 우월성에 기대어 외도철학으로 본 인도사상을 독립적인 학문
             연구의 영역인 인도철학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오히려 불교연

             구의 객관성이 더욱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기무라의 박사학위 논문인 『아비달마론의 연구』는 이러한 인도철학 연구
             의 지평 위에서 탄생했다. 이미 『아비달마구사론』(1920)을 오기하라 운라이
             와 함께 일본어로 번역했으며, 부파불교 연구의 핵심서인 『이부종륜론』을

             번역, 남전 논부의 핵심서인 『논사』와 비교하며 비평적 주해를 놓았다. 그

             리고 『원시불교사상론』(1922)을 같은 해 봄에 출판했다. 초기불교 교학의 정
             수인 아비달마 연구는 기무라로부터 본격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
             다. 이 저술은 당시 불교연구자는 물론 불법에 기반한 사회운동가들로부터

             도 애독되었다. 팔리어 경전과 율장을 자료로, 한역 아함경과 율장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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