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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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마치 녹이 쇠를 갉아 먹듯이 분노를 품고 있는 사람의 마음부터 먼
             저 갉아 먹는 법이다. 시쳇말로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잠자지만 때린 사람
             은 잠 못 든다.’는 말이 있다.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괴롭힘을 당하는 순

             간에 고통이 시작되지만 괴롭히는 사람은 괴롭히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이미 내면에 분노의 에너지가 이글거리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마음은 불
             편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의 심리를 보면 상대가 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다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그의 마음에는 항상 분노의 에너지가 끓고 있고, 그것 때문에

             스스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타인에 대한 공감과 자비심을 갖지
             못하면 마음에 여유가 사라지고, 여유가 사라지면 타인의 작은 행동 하나
             말 한 마디에도 발끈하여 불같이 화를 낸다. 그런 과정 자체가 자신에게 심

             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이며,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행동이 된다.

               따라서 마음이 평화로우려면 내면에 불쑥불쑥 솟아나는 미움의 감정을
             버려야 하고, 타인을 해치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관대한 마음으로 바라
             보아야 한다. 그것은 피해자를 평화롭게 해주는 것인 동시에 자기 스스로

             내면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다른 유정

             에 대해 자비심을 갖는 것이다. 마음에 자비심을 담고 있으면 상대보다 먼
             저 내가 그 혜택을 누리고, 그 다음 나로 인해 피해 받던 사람이 평화를
             누리게 된다. 결국 해심소를 다스려 관대함과 자비심을 갖는 것은 나를 위

             한 길인 동시에 남을 위한 길임을 알 수 있다.



                질투, 스스로 초라하게 만드는 번뇌



               ‘질(嫉, īrṣyā)’심소는 말 그대로 질투심을 말한다. 질이라는 한자를 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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