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1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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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나는대로 독학하였다. 황수인이 북경에서 돌아올 때면 그에게 지
도를 받기도 하였다. 이렇게 5년 정도 지나자 나는 사전을 가지고 산스크
리트어와 티베트어 원문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장요』 편찬을 위해
불전 교감을 하는 과정에 나는 한편으로는 교감을 하고 한편으로는 배우
면서 최후에는 산스크리트어와 티베트어 자료를 이용해 한문 장경과 대조,
교감하여, 예전에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위경僞經 논의
여징은 『대승기신론』의 진여, 본각 개념으로 중국불교의 특징을 설명하
였다. 구양경무와 마찬가지로 여징에게도 진여는 생성 소멸되지 않는 절대
적인 실체이고, 진여와 정지正智는 서로 차원이 다른 영역에 속한다. 이러
한 견해는 진여의 절대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기신론』의
관점대로라면 깨끗한 진여와 더러운 현상이 상호 융합된다고 보는 것이고,
이러한 관점에서는 더러운 현상을 없애고 새롭게 변화할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았기에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근대의 더러운 현실 세
계를 보면 볼수록 ‘완전하고 깨끗한 절대적인 진여’라는 분명한 목표가 필
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여징은 1962년 발표한 “『기신론』과 선禪”이라는 글에서 “천 몇 백 년 동
안 마명이 짓고 진제가 번역하였다고 알려진 『대승기신론』은 수당시대 불교
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내역이 모호한 책이다.”고 판정했다. “수당
시대 형성된 선종, 천태종, 화엄종 등의 사상 구조와 발전은 모두 『기신론』
의 진심본각설眞心本覺說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징이 보기에 『기신
론』이야말로 중국불교에 핵심적인 이론을 제공하였고, 그 핵심 개념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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