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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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선별하여 옮긴 것이다. 필자가 현재까지 마련한 독법의 요점을 개진한 후
에는, 성철의 상당법문집上堂法門集인 『본지풍광本地風光』의 일부를 이 독법에 의
거하여 음미하여 간화선을 중도 체득의 방법으로 역설한 성철의 의중을 헤아려
본다.
선종禪宗 선관禪觀을 읽는 독법讀法
간화선은, <마음에 곧바로 눈떠 단밖에/한꺼번에 깨닫는다>는 직지인심直指人
心의 돈오頓悟를 선禪 수행의 요결로 보는 선종의 선관禪觀을 의심疑心/의정疑情의
특성과 결합시켜 수립한 행법이다. 따라서 간화선을 탐구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직지인심直指人心의 돈오頓悟’가, 수행론 특히 정학定學에서 지니는 의미를 성찰해
야 한다. 또 이러한 선종의 선관이 붓다의 선과 상응하는 것인지, 상응한다면 어
떤 점에서 통하고 어떤 특징을 추가한 것인지를 성찰해야 한다. 아울러 간화선이
강조하는 의심疑心/의정疑情이 어떻게 ‘직지인심直指人心의 돈오頓悟’를 성취하게
하는 것인지, 그 인과관계를 짚어 보아야 한다.
현재 선종의 돈오나 간화선에 대한 이해로는 크게 두 유형이 부각되어 있다.
54) 필자가 진행해 온 관련 논의는 주로 간화선과 돈오의 철학적 의미를 읽어내는 데 집중되어 있다. 간화선과 관
련해서는 「화두를 참구하면 왜 돈오견성하는가?」(『철학논총』58, 새한철학회, 2009);「간화선 화두간병론과 화두 의심의
의미」(『불교학연구』27, 불교학연구회, 2010);「언어, 붙들기와 여의기 그리고 굴리기-화두 의심과 돈오 견성의 상관관계
와 관련하여-」(『동아시아불교문화』7,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2011), 돈오에 관해서는 「돈오의 의미지평-돈오의 두 시원을
중심으로-」(『철학논총』49, 새한철학회, 2007);「돈오의 대상 小考」(『철학논총』54, 새한철학회, 2008);「돈점 논쟁 새로 읽기」(『불교
평론』51, 만해사상실천선양회, 2012);「돈점 논쟁의 쟁점과 과제‧해오 문제를 중심으로」(『불교학연구』32, 불교학연구회, 2012);「돈
점 논쟁의 독법 구성」(『철학논총』69, 새한철학회, 2012);「돈오의 두 유형과 반조 그리고 돈점 논쟁」(『철학연구』46,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2012);「티베트 돈점논쟁과 선禪수행 담론」(『철학논총』84, 새한철학회, 2016);「퇴옹 성철의 돈오돈수론과 선수행
담론」(『철학논총』85, 새한철학회, 2016) 등을 통해 소견을 개진해 왔다. 『돈점 진리담론‧지눌과 성철을 중심으로 -』(세
창출판사, 2016)은 돈오에 관한 논의들을 종합한 저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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