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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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돈오를 ‘어떤 이해나 경험에도 붙들려 갇히지 않고 빠져나오는 마음 국

          면/자리의 체득적 개안’ 으로, 간화선과 돈오의 인과적 연관에 대해서는 <화두
                            55)
          에서 발생한 의심/의정이 지닌 ‘규정하지 않는 마음 국면’이 ‘대상/차이들에 대

          해 판단‧평가하는 어떤 이해체계에도 빠져들지 않는 마음 국면’으로의 전환을
                      56)
          가능하게 한다> 고 보고 있다. 기존에 진행한 탐구성과 가운데 관련된 내용을
          선택적으로 소개해 본다.



           앞서 개진한 ‘이해와 마음의 차이와 관계’ 및 육근수호 법설과 정지正知의 의미
          에 의거하여 붓다의 정학/선 행법을 읽을 때, 선종 선문의 선관禪觀은 붓다 선관

          과 연속성을 확보하게 된다. 정학/선 행법을 ‘대상집중 행법’으로 이해하는 전통
          교학의 시선과는 달리, 선종의 선관은 육근수호 법설 및 정지正知의 의미와 상통

          하는 시선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그렇다. 선정 수행을 ‘대상에

          대한 집중수행’으로 보는 시선은 인도 대승불교의 유가행중관파 수행론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전통에 대해 선종禪宗이 전혀 새로운 선관禪觀을

          천명하면서 공개적으로 대론對論을 펼친 일이 있었다. 8세기 말에 티베트에서 펼
          쳐진 이른바 ‘돈점頓漸 논쟁’이 그것이다. 이 논쟁은 수행과 깨달음에 대한 선종

          의 시선과 유가행중관파의 시선이 맞닥뜨려 각자의 관점을 논쟁적으로 피력한
          격렬한 진리담론이다. 그리고 이 논쟁의 핵심은 선禪 수행에 관한 ‘이해방식과 마

          음방식’의 차이문제였다. 선종을 대변했던 마하연摩訶衍 화상 측은 선 수행에 관





          55)  「돈오의 의미지평-돈오의 두 시원을 중심으로-」;「돈오의 대상 小考」;「돈점 논쟁 새로 읽기」;「돈점 논쟁의 쟁점
            과 과제‧해오 문제를 중심으로」;「돈점 논쟁의 독법 구성」;「돈오의 두 유형과 반조 그리고 돈점 논쟁」;「티베트
            돈점논쟁과 선禪수행 담론」;「퇴옹 성철의 돈오돈수론과 선수행 담론」 등에 관련 논의가 있다.
          56)  「화두를 참구하면 왜 돈오견성하는가?」;「간화선 화두간병론과 화두 의심의 의미」;「언어, 붙들기와 여의기 그
            리고 굴리기-화두 의심과 돈오 견성의 상관관계와 관련하여-」 등에 관련 논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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