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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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止觀 수행에 대한 남방과 북방의 일반적 이해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다
          시 말해, 정학定學 내지 선 수행에 관해 현재까지도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는 관

          점이다.



           그러나 마하연이 전하는 선종의 ‘간심看心 행법’은 사마타(止)에 대한 이해가 다
          르다. 마하연 화상이 설하는 ‘불사불관不思不觀의 간심 행법’은 선종 돈오행법의

          핵심을 전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이렇게 풀어볼 수 있다. <대상에 대한 인간의
          지각경험은 ‘있음(有)과 없음(無), 깨끗함(淨)과 깨끗하지 못함(不淨), 공空함과 공하

          지 않음(不空)’ 등 다채로운 존재론적‧가치론적 개념다발이다. ‘대상(境界)’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이미 개념적 구성의 산물이다. 마음 시선이, 개념의 동일

          성‧실체성 환각에 의해 착색된 대상들을 향해 나아가 그것들을 붙들고 거기
          에 다시 이해와 분석, 비교와 판단 등의 인식적 구성을 추가한 것이 상想이며,

          이 ‘상想 계열의 마음작용’이 망상이다. 마음이 행하는 이 상想의 망상 작용을 마
          음 스스로 ‘알아차리면’(覺), 더 이상 망상을 ‘붙들고 따라가고 거기에 머무는 일’

          을 ‘그치는 국면’이 열린다. 그럴 때 개념 환각으로 착색된 대상을 거듭 환각적으
          로 가공하던 상想 놀음에 휘말리지 않는 마음자리가 확보된다. 망상적 분별에서

          전면적으로 풀려날 수 있는 ‘마음의 조건’이 확보되는 것이다. 상想 계열로 빠져
          드는 것을 ‘알아차리는’ 국면을 챙기면, 그 국면을 챙기는 순간에 즉시 망상분별

          의 계열‧범주에서 전면적으로 풀려날 수 있다(念念卽是解脫). 이것이 선종의 ‘마음
          보기’(看心) 수행법이다.>



           마하연이 전하는 선종의 불사불관不思不觀은 ‘사유와 인식작용의 정지나 폐기’

          가 아니라 ‘사유나 인식의 계열‧범주‧문법으로부터의 자리이동/전이轉移’를
          지시하는 용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이 ‘불사불관’에 대한 까말라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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