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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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뒤돌아보는 동작, 구부리는 동작, 펴는 동작, 앉거나 일어서는 동작, 먹거나
          마시는 동작, 옷 입거나 그릇 집는 동작, 말하거나 침묵하는 행위 등을 알아차리
          면서 행하라>고 설한다. <일상의 모든 행위를 ‘앞세우듯 괄호치고 알아차리는 국

          면/자리’를 확보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붓다가 설하는 정지正知 행법의 구체적

          방법과 지눌의 다음과 같은 말은 놀랍도록 겹치지 않는가.



              “그리고 진리에 들어가는 문은 많지만, 그대에게 한 문을 가리켜서 그대
              로 하여금 근원으로 되돌아가게 하겠노라. <그대는 저 까마귀 우는 소리

              와 까치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가?> <듣습니다.> <그대는 그대가 듣고 있
              는 성품을 돌이켜 들어 보아라. [듣는 것을 돌이켜 듣는 자리에도] 다시 많은 소

              리가 있는가?> <이곳에 이르러서는 일체의 소리, 일체의 분별을 모두 얻
              을 수가 없습니다.> <기특하고 기특하다. 이것이 ‘소리를 돌이켜 알아’(觀

              音) 진리에 들어가는 문이다.> 내가 다시 그대에게 묻는다. <그대가 말하
              길, ‘이곳에 이르러서는 일체의 소리, 일체의 분별을 모두 얻을 수가 없다’

              고 했는데, 이미 [일체를] 얻을 수가 없다면 그러한 때는 허공이 아니겠는
              가?> <원래 아무 것도 없음이 아니며, 밝고 밝아 어둡지가 않습니다.> <그

              러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이 아닌 것’의 바탕인가?> <[이
              것은] 또한 형태 있는 모습이 없으니,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

              이 모든 부처님과 조사들의 생명이니, 다시는 의심하지 말라.>”            57)







          57)  『수심결』(H4, p.710b-c) ; “且入理多端, 指汝一門, 令汝還源. <汝還聞鴉鳴鵲噪之聲麽?> 曰, <聞.> 曰, <汝返聞汝聞性.
            還有許多聲麽?> 曰, <到這裏, 一切聲, 一切分別, 俱不可得.> 曰, <奇哉奇哉. 此是觀音入理之門.> 我更問儞. <儞道,
            ‘到這裏, 一切聲, 一切分別, 總不可得’, 旣不可得, 當伊麽時, 莫是虛空麽?> 曰, <元來不空, 明明不昧.> 曰, <作麽生,
            是不空之體?> 曰, <亦無相貌, 言之不可及.> 曰, <此是諸佛諸祖壽命, 更莫疑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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