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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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현대 불교학은 대부분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셋째는 <기존 교학은 얼마나

             타당하며 또 충분한가?>이다. 부파불교 내부의 이론 공방, 아비담마‧부파불교
             교학에 대한 대승의 비판, 중관과 유식의 상호비판, 연기緣起 이해의 다양한 전개

             등이 이 질문에 대한 응답들이다.



               불학 형성의 이러한 과정을 볼 때, 현재의 불교학은 전반적으로 두 번째 질문

             에 경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붓다 법설의 의미에 대한 ‘이해의 선행先行 전
             통들’인 교학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작업에 편향되어 있다. 문헌학적 기초를 단단

             히 다지면서 진행된 이러한 작업의 가치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근‧
             현대 불교학에서 축적된 성과들은 이제 그동안 소홀히 했던 두 가지 질문 앞에

             다시 호출된다. <기존 교학은 얼마나 타당하며 또 충분한가?>와 <붓다의 법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 응답해 보라는 요청에 응해야 한다. <교학

             은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되고 있는가?>에 대한 응답도 지속적으로 탐구해야 하
             지만, 불교학이 계속 이 질문에 편향되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교학의

             생명력이 유지되려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균형 있게 탐구되어야 한다.
             갈수록 불교학 연구방법론이나 연구내용에 대한 비판적 갈증이 고조되는 근원

             적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학을 형성시켜 온 세 가지 질문 가운데
             한 가지에만 치우친 편향성의 후유증이다.



               이제 불학에 참여한 학인들은, 불학을 형성해 온 세 가지 질문 모두를 품어보

             는 균형성을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 질문이 골고루, 그리고 개방적으로 탐
             구되어야, 붓다의 길은 지속적으로 그 온전한 면모를 더욱 뚜렷하게 드러낼 것이

             다. 바로 이 지점에서 ‘철학적 읽기’의 좌표가 부각된다. 철학적 읽기야말로 세 가
             지 질문 모두에 동시적으로 응답하려는 태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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