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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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 방법론에 관한 이러한 문제 제기는 성철과 원효에 대한 연구방법론에
          도 그대로 적용된다. 교학적 방법론은 전통교학의 맥락을 일탈하지 않을 수 있는

          형식적 장점을 지니지만, 성철과 원효의 혜안을 전통의 언어와 시선에 가두어 현
          대 언어지형도에서 고립된 섬으로 만들어버릴 위험성을 안고 있다. 성철과 원효
          의 언어를 교학적 방법론으로 읽어내는 작업은 해석학적 제한에 묶이기 쉽다. 또

          한 전통 교학언어와 이론을 그대로 채택하는 방식으로는 성철과 원효사상의 철
          학적 의미를 포착하기 어렵고, 그들의 통찰을 현재어에 접속시키기도 어렵다. 성

          철과 원효의 언어를 ‘지금 여기’의 관심과 문제, 오늘의 언어에 접속시키기 위해
          서는, 전통 시선인 교학에 접속하면서도 갇히지 않는 ‘성찰적 태도’가 필요한 동

          시에, 성철과 원효의 언어 및 전통교학 본래의 의미맥락을 충분히 소화하면서도
          그 철학적 의미를 현재의 관심에서 성찰적으로 음미하는 ‘본의本義적 현재 해석

          학’이 요구된다. ‘기존의 이해방식에 갇히지 않으려는 성찰적 태도’와 ‘본래의 의
          미맥락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재의 관심을 반영하는 본의本義적 현재 해석학’을

          모두 반영하는 읽기가 시도되면, 성철과 원효가 개진하는 지혜의 보편적 생명력
          과 현재적 호소력을 제대로 발굴할 수 있다. ‘성철과 원효 사유 본래의 맥락’을 놓

          치지 않으면서도 ‘현재의 열린 성찰’로써 포착한 ‘의미의 결’(理)들을, 다양한 언
          어지형들과의 상호교섭과 작용을 가능케 하는 언어에 담아낼 수 있게 된다.



            3. 성철과 원효의 중도관


            1) 성철의 중도관


           중도는 ‘유‧무 양변을 벗어나는 것’이며, 이 중도의 특징은 ‘쌍차雙遮와 쌍조雙

          照를 동시에 드러내는 차조동시遮照同時‧쌍민쌍존雙泯雙存’ ‘쌍차雙遮한 쌍조雙照,
          즉 진공묘유眞空妙有’라는 것이, 성철의 중도 이해를 일관하는 관점이다. ‘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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