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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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변을 벗어나는 것이 중도’라는 이해는 학계와 교학 일반의 중도관이지만 이 중
             도가 모든 불교를 관통하는 핵심으로 간주하는 것은 성철 특유의 가치평가적 태

             도이다. 또한 대승교학과 선종에서 등장하는 차조동시遮照同時‧쌍민쌍존雙泯雙
             存‧진공묘유眞空妙有라는 통찰을 연기 및 중도와 결합시켜 붓다의 연기‧중도를

             비롯한 모든 불교의 중도관을 읽어내는 시선도 성철 특유의 혜안이다. 성철은 이
             러한 중도관을 붓다 이래 모든 불교를 관통하는 핵심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근본

             불교와 대승불교 및 선종을 이 중도관에 의해 하나로 엮으려는 작업을 실행한다.
             또한 중도를 화쟁의 원리로 파악하는 동시에, 중도를 깨달아 증득하는 수행법으

             로 선종의 간화선에 방점을 찍는다. ‘유‧무 양변을 벗어나는 것’과 차조동시遮照
             同時‧쌍민쌍존雙泯雙存‧진공묘유眞空妙有를 결합시킨 중도관으로 근본불교‧대

             승교학‧선종까지 한 줄로 꿰어 보려는 탐구를 실행한 경우는 유례를 찾기 어렵
             다. 중도에 대한 최고의 의미와 가치 부여, 근본불교와 대승교학 및 선종까지의

             모든 불교를 관통하는 핵심을 차조동시遮照同時‧쌍민쌍존雙泯雙存‧진공묘유眞空
             妙有의 중도라고 보는 안목, 근본불교 문헌을 비롯하여 대승과 선종의 핵심문헌

             들을 이러한 중도관으로 읽어내는 거대 기획과 실행. 중도의 화쟁적 의미를 주목
             하여 중도의 현실문제 해결력을 포착하고 중도 체득의 방법론으로서 선종의 간

             화선을 강조하는 것 성철 중도관의 특별함은 여기에 있다. 관련된 성철의 법문을
             『백일법문』 가운데서 선별하여 소개한다.



                  “쌍차쌍조하고 차조동시하는 중도는 어느 종교나 어느 철학에서도 볼 수

                  없는 불교의 새로운 입장인데, 선과 교를 일관해서 조금도 다른 길이 없
                  음을 살펴보았습니다. 또 양변이라고 하면 고와 낙, 유와 무, 단과 상 등

                  이 있는데 양변을 떠나는 것이 중도이므로 남전과 북전 모두 불교의 근
                  본 정맥은 중도에 있습니다. 연기니 법계니 진여니 법성이니 제일교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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