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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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이 구경실상究竟實相이니 하는 것도 모두 여기에서 성립되었습니다. 이
              것이 부처님이 깨친 정등각이고, 부처님과 조사의 이심전심이며, 또 팔

              만대장경에서 부처님이 종횡무진으로 설하신 내용입니다. 이처럼 부처
              님이 말씀한 근본불교는 유‧무‧단‧상을 떠난 중도일승中道一乘이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계속 중도를 말했다고 해서 말만 따라가
              면 실제 중도는 모르고 맙니다. 밥 이야기를 천년만년 해 봤자 배가 부르

              지 않듯이, 아무리 중도를 이야기해도 입만 아프고 귀만 아프지 중도는
              모든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부처님은 <중도를 정등

              각했다>고 하셨습니다. 중도를 정등각했다는 이 구절은 절대로 변경시
              킬 수 없습니다. 중도를 방법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데 그것

              은 부처님이 중도를 정등각했다는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팔리어
              경전에서도 분명히 부처님이 중도를 정등각했다고 여러 번 밝히고 있습

              니다. 그래서 중도를 알려면 반드시 깨쳐야 합니다. 깨치기 전에는 정등
              각한 중도를 모릅니다. 앞에서 예로 든 현수스님 말씀에도, <입으로는 말

              하나 마음에 깨침이 없는 사람은 곧 미친 사람과 같다>고 했습니다. 입으
              로는 중도를 말하면서 마음속에 중도를 깨치지 못했다면 이 사람은 미친

              사람입니다. 그래서 <마음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며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인고?> 하는 화두를 늘 들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중도

              이야기만 듣다가는 개가 신주를 물어가 버립니다.”           2)



              “마음이 이미 밝고 깨끗하면 양변이 다 끊어집니다. 양변을 막는다는 말
              은 보통 불과 불이 양변이고, 선과 악이 양변이며, 유와 무가 양변이고,




          2) 『백일법문』, 13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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