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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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대승 종합이론체계를 수립하고 있는데, 원효는 이 『대승기신론』의 통찰을 철
             학적 기초로 삼아 사유를 발전시켜 간 것으로 보인다. 『대승기신론』의 혜안을

             초석으로 삼아 고도화되어 가는 원효의 중도관은 그의 말기저술이자 대표저술
             인 『금강삼매경론』에서 그 완성된 결실을 보여준다.             4)



               『금강삼매경론』에서 펼쳐지는 원효의 중도관에서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

             이 있다. 원효가 전개하는 중도론에는, 유‧무 양변을 비롯한 모든 유형의 본질
             주의적 시선에서 벗어나는 중도를 밝히는 목적이, 차이들을 ‘사실 그대로/있는

             그대로’ 이해함으로써, ‘차이 현상들의 사실 그대로/있는 그대로’(眞如實相)를 드
             러내고, ‘사실 그대로/있는 그대로의 차이들과 관계 맺는 방식과 관계능력 및 실

             천행위’를 계발하는 데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는 점이다. 아래에서 거론하겠지만,
             원효의 이러한 중도관은 붓다 중도법설의 의미를 제대로 포착하는 것으로 혜안

             으로 보인다. 『금강삼매경론』에서의 대표적 사례를 소개한다.



                  “이 아래부터는 곧바로 [부처님이] 설법한 것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가 있
                  다. 먼저는 ‘[불변‧독자의 본질/실체로 차별된] 차이가 없음에 대한 이해’(無

                  相觀)를 밝혀 ‘[불변‧독자의 본질/실체로 차별된] 차이가 없어서 생기는 이로
                  움’(無相利)을 자세하게 밝히는 것이고, 나중은 ‘하나처럼 통하게 하는 깨

                  달음을 성취한 마음’(一覺心)을 드러내서 앞에서 [나온] ‘하나처럼 통하게 하
                  는 깨달음’(一覺)의 뜻을 자세하게 [나타내는] 것이다. ‘[불변‧독자의 본질/실체

                  로 차별된] 차이가 없음에 대한 이해’(無相觀)에도 두 부분이 있으니, 첫 번째




             4)  『금강삼매경론』의 중도사상에 관해서는 『원효 「금강삼매경론」의 無二中道 연구』(김영미, 동국대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7)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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