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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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실체가 없다’(空相亦空)는] 첫 번째 ‘불변‧독자의 본질/실체가 없다’(空)
는 것에서의 ‘불변‧독자의 본질/실체 없음’(空)이 드러낸 ‘세속[적 관점으
로 보는 차이]’(俗[諦差別])〉(初空中空所顯俗)와, 〈[〈‘불변‧독자의 본질/실체가 없는 것도
불변‧독자의 본질/실체가 없다’는 것 또한 불변‧독자의 본질/실체가 없다〉(空空亦空)는]
두 번째 ‘불변‧독자의 본질/실체가 없다’(空)는 것에서의 ‘불변‧독자의
본질/실체 없음’(空)이 드러낸 ‘진리[적 관점으로 보는 평등]’(眞[諦平等])〉(第二空中
空所顯眞), 이 둘은 ‘다르지 않기’(無二) 때문에 <또한 불변‧독자의 본질/실
체가 없다>(亦空)라고 말하였다. 이것은 ‘[‘세속적 관점’(俗諦)과 ‘진리적 관점’(眞
諦), 이] 두 가지 관점’(二諦)을 녹여 ‘하나처럼 통하는 [차이들의] 현상세계’(一
法界)를 드러내는 것이니, ‘하나처럼 통하는 [차이들의] 현상세계’(一法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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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 이른바 ‘하나처럼 통하는 마음’(一心)[지평]이다. 그런데 〈첫 번째
로 ‘불변‧독자의 본질/실체가 없다’고 한 측면〉(初空門)에서 없앤 세속(俗)
이란 것은 ‘[두루 분별하여] 집착하는 양상’([遍計]所執相)이고, 〈두 번째로 ‘불
변‧독자의 본질/실체가 없다’[고 한 측면]〉(第二空[門])에서 녹인 세속(俗)이란
것은 ‘다른 것에 의존하여 [생겨나는] 양상’(依他[起]相)이니, 세속(俗)에는 [이처
럼] 두 가지 양상(相)이 있기 때문에 [초공문初空門에서] ‘없앤 것’(所遣)과 [이공
문二空門에서] ‘녹인 것’(所融)은 ‘같은 것이 아니다’(非一). 또 〈첫 번째[로 ‘불변‧
독자의 본질/실체가 없다’고 한] 측면에서 세속을 없애어 드러낸 ‘참 지평’〉(初門
9) 『대승기신론』에서의 ‘一法界’는 ‘참 그대로의 지평과 만나는 마음국면’(心眞如)에서 대하는 현상세계(法界)를 지시
하려는 용어로 보인다. 그리고 일상 인식이 마주하는 현상세계와 다른 점을 나타내는 기호가 ‘一’이다. ‘참 그대
로의 지평과 만나는 마음국면’(心眞如)에서는 모든 존재와 현상을 본질적으로 격리시키는 ‘불변‧독자의 본질이
나 실체’를 설정하는 환각이 사라진 인식적 지평이다. 따라서 ‘一’은 수량으로서의 ‘하나’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
라, ‘본질/실체 환각으로 인한 격리’가 해체되어 모든 현상들이 마치 ‘하나처럼 서로 통하고 만나는 지평에 대한
인지적 경험’을 지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해를 반영하여 ‘一法界’를 ‘하나처럼 통하는 [차이들의] 현상세
계’라고 번역하였다. 『대승기신론』에서 말하는 “心眞如者卽是一法界大總相法門體”에서의 ‘一法界’를 원효는 『금
강삼매경론』에서 “一法界者, 所謂一心”으로 계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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