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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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 있는 것 같은] 수레바퀴와 같다>(是相如毛輪)라는 것은, 그가 헤아리는 ‘동
일한 사실인 현상의 면모’(一實法相)가 마치 눈에 병이 든 사람이 보는 눈
썹[사이에 떠 있는 것 같은] 수레바퀴와 같다는 것이다. <마치 아지랑이와 물
을 미혹 때문에 거꾸로 아는 것과 같다>(如燄水迷倒)라는 것은, 목마른 사
슴이 아지랑이를 보고 물로 여겨 달려가 마시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미
혹 때문에 거꾸로 안 것’(迷倒)임과 같다는 것이다. ‘동일한 마음’(一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모두 사실이 아니기 때문
이다>(爲諸虛妄故)라는 것은, 목마른 사슴은 [아지랑이를] 물로 보고, 눈병 난
사람은 [본래 없는] 수레바퀴를 [눈썹 사이에서] 보며, 학인學人들은 ‘동일한
것’(一)이라 여기지만, 이와 같은 갖가지 헤아림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은 ‘없다는 견해’(無見)를 깨뜨리는 것이다. <만약 [‘하나처럼 통
하는 마음’(一心)이라는] 현상을 없다고 본다면>(若見於法無)이라는 것은, 앞에
서 설명한 것과 같이 ‘두 가지 관점’(二諦)만 있고 ‘하나처럼 통하는 마음
현상’(一心法)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과도 같다>(是法同於空)라는 것은, 그가 〈‘하나처럼 통하는 마음’(一心)
은 ‘아무것도 없음’(空理)과 같으며 ‘아무것도 없음’(空理) 이외에 본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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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통하는 사실’(一實) 은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마치 눈먼 이가
해가 없다고 거꾸로 생각한다>(如盲無日倒)라는 것은, 마치 태어날 때부터
눈이 먼 가난한 거지 아이가 본래 해의 빛을 본 적이 없어서 눈 있는 사
람이 그를 위해 해가 있다고 말해 주어도 [그] 눈먼 아이는 ‘없다’고 말하
면서 해가 있음을 믿지 않지만, [이것은] 단지 [사실과는] ‘거꾸로 된 것’(顚倒)
14) ‘一實’을 ‘동일성이 있다’는 생각을 비판하는 앞 구절 맥락에서는 그 맥락을 반영하여 ‘동일한 사실’이라 번역
하였지만, 여기서는 ‘一心’의 번역어인 ‘하나처럼 통하는 마음’과 의미를 상응시키기 위해 ‘하나처럼 통하는 사
실’이라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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