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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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감각기능을 잘 방호하고, 눈의 감각기능을 잘 단속한다. 귀로 소리를
                  들음에 … 코로 냄새를 맡음에 … 혀로 맛을 봄에 … 몸으로 감촉을 느낌

                  에 … 마노(意)로 법을 지각함에 그 ‘전체적 차이‧특징’(nimitta, 全體相/相)
                  을 취하지 않으며, 또 그 ‘부분적 차이‧특징’(anuvyañjana, 細相)을 취하지

                  도 않는다. 만약 그의 마노의 기능(意根)이 제어되어 있지 않으면,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이라는 나쁘고 해로운 법(不善法)들이 그에게 [물밀듯이] 흘러

                  들어 올 것이다. 따라서 그는 마노의 감각기능을 잘 단속하기 위해 수행
                  하며, 마노의 감각기능을 잘 방호하고, 마노의 감각기능을 잘 단속한다.

                  그는 이러한 성스러운 감각기능의 단속을 구족하여 안으로 더럽혀지지
                  않는 행복을 경험한다. 그는 나아갈 때도 돌아올 때도 [자신의 거동을] 분명

                  히 알아차리면서(正知) 행한다. 앞을 볼 때도 돌아볼 때도 분명히 알아차
                  리면서 행한다. 구부릴 때도 펼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법

                  의法衣‧발우‧의복을 지닐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먹을 때
                  도 마실 때도 씹을 때도 맛볼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대소변

                  을 볼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한다. 갈 때도 서있을 때도 앉아있을
                  때도 잠잘 때도 깨어있을 때도 말할 때도 침묵할 때도 분명히 알아차리

                  면서 행한다.”  18)






             18)  「깐다라까의 경(Kandarakasutta)」 (M1:339), 대림 번역에서 ‘표상’을 ‘전체적 차이·특징’(nimitta, 全體相/相)으로, ‘세세한
                부분상’을 ‘부분적 차이·특징’(anuvyañjana, 細相)으로 바꾸어 인용하였다. 이 번역문에서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행
                한다’라고 번역된 정지正知(sampajānāti)는, 그 의미에 대한 개인적 이해를 반영하여 필자는 <모든 것을 앞 앞세우
                듯 하면서 알아차린다>라고 번역하고 있다. 일상의 모든 동작을 ‘괄호 치듯 묶어 재인지(알아차림)의 대상으로 처
                리하면서 빠져나오는 국면’을 일깨워 간수해 가면서 그 재인지 자리에서 현상의 특징과 차이들의 연기적 양상
                을 관찰하는 것이 정지正知(sampajānāti) 행법의 초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필자의 생각은 『대
                승기신론소·별기』 번역서(세창출판사, 2020)에 게재한 해제 「이해와 마음 - 원효와 붓다의 대화(Ⅰ)」라는 글에 거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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