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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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현상’이며, 이 차이(相)는 인식능력(識)의 선택 에 따라 상이한 두 범
                                                  30)
              주로 나뉜다. 하나는 ‘불변‧독자의 본질/실체 관념에 포획되어 왜곡‧
              오염된 차이들의 범주’이고, 다른 하나는 ‘불변‧독자의 본질/실체 관념

              에서 벗어나 사실 그대로인 차이들의 범주’이다. 그런데 어떤 범주에 속
              하는 차이(相)일지라도 ‘언어‧사유‧욕구와 접속해 있는 현상’이다. 따

              라서 붓다와 원효의 경우, 차이(相)에 관한 통찰은 곧바로 ‘언어‧사유‧

              욕구’에 관한 것으로 치환해도 된다. 차이(相)가 인식능력(識)의 선택에 따
              라 상이한 두 범주로 나뉘는 것처럼, 언어‧사유‧욕구도 그러하다. 사

              유의 경우는 앞서의 ‘희론’ 논의에서 ‘이로운 합리적 분별 사유’와 ‘해로
              운 불합리한 분별 사유’의 문제로 확인한 바 있다. 욕구의 경우는 기본적

              으로 ‘나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하는 욕구’와 ‘나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하지
              못하는 욕구’로 구분된다. 원효의 저술을 일관하는 <‘자기를 이롭게 함’(自
              利)과 ‘남들을 이롭게 함’(利他)의 결합>은 ‘차이를 움켜쥐는 선택’과 ‘차이를

              움켜쥐지 않는 선택’에 의해 갈라지는 두 가지 욕구와 관련된다.”           31)



           관련된 원효의 말을 몇 대목 확인해 본다.



              “<현상의 ‘사실 그대로’에 들어간 것이다>(入實法相)라는 것은, [바로] 이 부

              처님의 지혜가 ‘[불변‧독자의 본질/실체로 차별된] 모든 차이’(一切相)을 깨뜨려





          30)  원효는 이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 인식능력을 ‘여래 면모를 품고 있는 창고’(如來藏)의 의미로 보아
            ‘여래장如來藏’이라는 용어를 중시한다. 여래장을 마치 가변적 현상의 이면에 있는 불변의 궁극실재(本體, 基體)로
            이해하려는 ‘본체론적 여래장설’과 원효의 여래장사상은 그 궤가 완전히 다르다.
          31)  「차이(相)들의 ‘상호 개방’(通)과 ‘상호 수용’(攝) - 『금강삼매경론』과 차이 통섭의 철학: 원효와 붓다의 대화(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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