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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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설법하신 것도 모두 일관되게 중도에 의지하였습니다.”            40)



                  “‘정혜正慧로써 여실히 세간의 집集을 관하는 자에게 이 세간은 무無가 아
                  니다’고 하셨는데, 여기서 ‘집集’은 사성제의 집제集諦를 말합니다. 연기

                  법의 순관順觀의 입장에서 모든 것이 연기한다는 내용을 ‘집’이라고 한 것
                  입니다. 쉽게 말하면 모든 것이 일어나 생겨난다는 말입니다. 누구든지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 모든 것이 다 생겨나기 때문에 세간에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은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여실히 세간의 집集을 관한

                  다’(正觀生)라고 합니다. 생기하는 법을 바로 보면 없다는 견해가 설 수 없
                  기 때문에 결국 ‘없음이 아닌 것’(非無)입니다. 없다는 견해는 틀렸다는 말

                  입니다. 또 바른 지혜로써 여실히 세간의 없어짐을 보면 결국 있다는 것
                  도 성립되지 않습니다. 이것을 ‘여실히 세간의 멸을 관한다’(正觀滅)고 합

                  니다. 없어짐을 바로 보면 있음이 아닌 것(非有)이어서 있다는 견해는 틀
                  린 것이 됩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든 것이 없어지는 것을 보고 무견을 가

                  지고, 또 모든 것이 생겨나는 것을 보고 유견을 가집니다. 유견에서 볼 때
                  는 무견이 틀렸고, 무견에서 볼 때는 유견이 틀렸습니다. 그렇다면 왜 세

                  상 사람들은 이런 유견과 무견의 변견에 집착하는가? 그것은 이리저리
                  생각하는 사량분별 때문입니다. 여기에서는 그것을 방편이라고 했습니

                  다. 이 사량분별에 의지해서 있는 것에 집착하고 없는 것에 집착하면 모
                  든 것에 집착하고 맙니다. 여기에 사로잡히기 때문에 변견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사량분별에 의한 집착심이 변견의 원인이 됩니다. 세상에 변견
                  이 생기는 것은 사량분별과 집착 때문이므로 부처님 제자라면 집착심을




             40)  『백일법문』, 1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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