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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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도 이것이 제일 어렵다고 합니다. 이미 말했지만 연기를 순관에서
                  보면 생을 바로 본다는 뜻인데 생을 바로 본다는 것은 무견이 없다(非無)

                  는 말이 되고, 또 연멸緣滅을 한다는 것은 멸을 바로 본다는 말인데, 멸을
                  바로 보면 유견이 없습니다(非有). 그래서 이것이 비유비무이면서 역유역

                  무입니다. 이것이 바로 중도가 아니겠습니까? 연기는 쌍차쌍조의 근본
                  원리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아야 연기를 바로 보는 것입니다.

                  시간적으로 삼세양중인과설로 연기를 해석하면 연기를 근본적으로 잘
                  못 보는 것입니다.”   41)





                3) 중도의 체득 방법론 - 이해와 마음, 육근수호와 정지正知, 일심一心, 간화선看話禪

               크게 보면 붓다의 모든 법설이 중도의 체득 방법론이다. 특히 붓다의 법설을

             수행론의 측면에서 종합하는 것이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이므로, 삼학을 중
             도 체득의 방법론이라 말할 수 있다. 삼학의 내용 가운데서도 비非본질주의적 자

             아관인 오온무아五蘊無我, 모든 현상을 ‘조건인과적 발생’으로 이해하는 연기緣起,
             수행방법의 종합체계인 팔정도八正道는 중도 체득 방법론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이 글에서는 붓다 선관禪觀의 핵심으로 보인는 정지正知(sampajānāti)와 원효의 일
             심一心 및 성철의 간화선看話禪과의 상호접속 가능성에 관한 관심에 의거하여, 논

             의의 대상을 선택적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팔정도 정념 수행의
             내용인 사념처四念處 가운데 신념처身念處의 핵심 내용인 육근수호의 ‘알아차리

             기’(正知)를 ‘붓다의 선禪과 마음의 문제’로, 원효의 일심一心을 ‘이해와 마음의 통
             합 문제’로, 성철의 간화선을 ‘선종의 선관禪觀과 마음의 문제’로 그 초점을 맞추




             41)  같은 책, 15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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