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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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쌍조하여 양변이 살아난 것을 지금 학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
                  습니다. 요즈음 일본에서 연구를 많이 했다는 사람들의 서적을 봐도 양

                  변을 떠난 쌍차는 잘 드러나 있지만 쌍조에 대해서는 부처님이 밀의密
                  意로써 은밀히 말했다고 하면서 확실한 증거를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어려운 부분입니다. 사실은 비밀한 뜻으로써 은밀하게 말씀하신 것
                  이 아니라 부정하신 후에 다시 분명하게 ‘괴로움이 생기면 생한다고 보

                  고 괴로움이 멸하면 멸한다고 바로 보는 이것이 정견이다’라고 긍정하면
                  서 화반탁출和盤托出로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부처님이 다시 또 뒤집어서

                  이야기합니다. 모든 것은 있다는 견해, 즉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어떤 실
                  체가 있어서 영원히 존재한다는 세상 사람들의 변견은 한 가지 극단이고

                  모든 것은 없다는 견해, 즉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어떤 실체가 없어서 소
                  멸되어 버리고 만다는 세상 사람들의 변견은 또 다른 극단이라고 하면서

                  다시 변견의 근본인 유와 무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부처님은 어떻게
                  하시는가? 부처님은 존재에 영원성이 있다든가 없다든가 하는 양극단의

                  변견을 떠나서 중도에 의해서 설법을 합니다. 이것이 비유비무非有非無이
                  고 역유역무亦有亦無인데, 역유역무가 바로 역생멱멸亦生亦滅입니다. 부처

                  님은 양극단을 떠났습니다. 앞 문장에서 ‘마음의 의처依處에 집착하거나
                  계사計使되어서 아我라고 사로잡히지 않으며 집착하지 않고 머물지도 않

                  는다’는 것이 양극단을 떠났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진공이고 쌍차입니
                  다. 그렇게 해서 ‘고가 생하면 생한다고 보고, 고가 멸하면 멸한다고 보

                  는 것’이 묘유이고 쌍조입니다. 이것을 비유비무이면서 역유역무라고 표
                  현합니다. 그래서 역유역무를 역생역멸이라고도 합니다.

                  부처님은 중도를 설명하기 위해서 십이연기를 끌어다 증명하고 있습니
                  다. 이것을 증명중도證明中道라고 합니다. 무명을 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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