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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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禪定‧사선四禪 행법은 정지 행법의 연장선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이
          글에서는 ‘육근수호의 정지正知’와 ‘원효의 일심’ 및 ‘성철의 간화선’과의 접속 가

          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의 내용만 거론해 본다.



           인간이 ‘차이들로 얽힌 문제’를 잘 풀기 위해 임의로 ‘유사한 차이들을 하나로
          묶어 언어에 담아 처리하는 능력’을 발현시키자 기억의 장기화가 가능해졌고, 차

          이들의 대비와 비교‧판단‧평가, 그에 따른 긍정‧부정의 관계 선택능력 획기
          적으로 향상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차이들의 비교에 의거한 판단‧평가‧선택의

          근거를 다시 언어에 담아내려는 노력은 논리를 발생시켰고, 이어 논리의 체계인
          이론도 발생시켰을 것이다. 또 차이 현상들을 이론의 질서로 처리하는 능력은 고

          도화된 기억력과 결합하면서 언어 인간은 차이 현상들을 법칙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이 ‘차이 현상들에 대한 법칙적 인지’가 ‘이해理解’이다. 인간

          은 이제 언어능력에 기대어 ‘이해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해 인간’이 된 후 인간의 모든 구성물은 이해에 의해 발산하고 이해로 수렴

          된다. ‘이해’는 단순한 지식정보의 체계가 아니라, 차이 현상들에 질서를 부여하
          여 차이들에 대한 법칙적 처리와 인지를 가능케 하는 일종의 문법체계이다. 사

          유, 감정, 욕구, 행위를 비롯한 ‘언어에 연루될 수밖에 없는 인간 몸의 모든 현상
          들’은 결국 이해에 그 내용이 결정된다. 개인적‧사회적 삶과 문화‧문명의 구성

          은 근원적‧궁극적으로 이해에 의해 그 특징과 내용이 이루어진다. 인간의 모든
          것은, 연루의 정도나 수준, 방식이나 양상은 다를지라도, 모두 ‘이해’에 연루되어

          있다. 언어와 더불어, 이해가 존재의 집이 되었다.




          45)  이와 연관된 직‧간접 주제들에 대한 논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진행한 바 있는데, 그간의 탐구를 종합하여 ‘정
            지正知와 사선四禪’을 묶어 ‘붓다의 선관禪觀’에 대한 생각을 종합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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