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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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차별의 대상으로 왜곡되고 오염되었던 특징‧차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만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며, ‘특징‧차이들이 서로 제대로 대접하

             고 또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는 길’을 여는 힘을 얻는 것이다.


               육근수호 법설의 의미를 이렇게 읽을 때, 육근수호 법설에서 드러나는 중도 체

             득의 수행방법론으로는 두 가지가 주목된다. 하나는 <‘전체적 특징‧차이’(相)와
             ‘부분적  특징‧차이’(細相)를  움켜쥐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지正知

             (sampajānāti) 행법’이다. 그리고 정지正知 행법은 ‘차이 현상들을 연기‧중도의 시
             선으로 보는 이해’를 수립하여 차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게 하는 마음국면의 능력

             이다. 또 성취한 정지正知의 능력에 비례하여 ‘언어에 의거하여 특징‧차이들을 처
             리하면서도 동일성을 부여하지 않고 그 특징‧차이에 응하는 방식’인 <‘전체적 특

             징‧차이’(相)와 ‘부분적 특징‧차이’(細相)를 움켜쥐지 않는 행위>가 실현된다.

               필자는 정지正知가 이해국면이 아닌 마음국면에 초점을 둔 행법이라 본다. 이
             런 관점은 다수의 이해와는 다르다. 니까야 수행론을 탐구하거나 수행에 활용하

             는 학인들은 정지正知를 이해수행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빠사나 이해수
             행’(觀)을 축으로 삼아 니까야의 수행론을 음미하는 학인들이 특히 그렇다. 위빠

             사나와 구별되는 ‘사마타 선정수행’(止)도 정지와는 무관한 ‘대상에 대한 마음집
             중 수행’으로 보는 관점이 일반적이다. 과거나 현재의 남방 상좌부 교학, 대승교

             학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시선이다.
               붓다의 수행론을 탐구하려면 ‘이해와 마음의 차이와 상호관계’를 주목해야 한

             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지는 마음국면 행법에 초점이 있으며, 팔정도 정정正定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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