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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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체득의 방법론으로 육근수호 법설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미 앞에서 언급하
             였듯이, 육근수호 법설에서 드러나는 중도 체득의 수행방법론으로는 두 가지가
             주목된다. 하나는 <‘전체적 특징‧차이’(相)와 ‘부분적 특징‧차이’(細相)를 움켜쥐

             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지正知(sampajānāti) 행법’이다. 그리고 정지正知
             행법은 ‘차이 현상들을 연기‧중도의 시선으로 보는 이해’를 수립하여 차이들에

             게 적용할 수 있게 하는 마음의 능력에 의거한다.




                5) 원효의 일심一心과 중도의 체득
                                           48)
                     - ‘이해와 마음의 통합 지평[一心]’과 중도의 체득 -



               원효가 중도관에 의거하여 수립하는 통섭通攝‧화쟁和諍의 철학에서 모든 통
             찰의 발산지이자 수렴처로 채택하는 것은 ‘일심一心’이다. 원효는 ‘一’이라는 기

             호에 자신의 모든 성찰과 체득을 압축하고 있다. ‘일심一心, 일각一覺, 일미관행一
             味觀行, 일미一味, 일상一相, 일여一如, 일행삼매一行三昧, 일법一法, 일성一性, 일실一

             實, 일심여一心如, 일의一義, 일제一諦, 일처一處, 일행一行’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그
             의 말기저술로서 평생의 탐구와 성취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금강삼매
             경론』에서는 특히 그런 태도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용법들에서 ‘一’은 수사나 형

             용사가 아니라 ‘역동적인 동사적 국면/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원

             효가 보여주는 성찰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일심一心’을 ‘하나처럼 통하는/통
             하게 하는 마음’이라 번역하고 있다.
               ‘하나처럼 통하는/통하게 하는 마음’(一心)은 ‘삶과 세상의 향상적 변화를 가능





             48)  「이해와 마음 - 원효와 붓다의 대화(Ⅰ)」에서 피력한 원효의 일심에 관한 논의를 계승하여 그 핵심내용을 요약
                및 인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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