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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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확장해 가는 것이다. 통하는 정도를 확대시켜 가다가, ‘[차이들을] 평등하게 볼
수 있는 깨달음의 경지’(等覺位)에서 성취하게 되는 금강삼매金剛三昧에 의거하여
마침내 ‘[차이들을] 사실대로 함께 만날 수 있는 깨달음의 경지’(妙覺位)에 오른다.
이때 ‘비로소 깨달아감’(始覺)의 내용과 ‘깨달음의 본연’(本覺)이 완전하게 하나가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가능근거이자 귀결로서 최상위 지위를 차지하는
49)
인지의 면모가 ‘하나처럼 통하는/통하게 하는 마음’(一心)이다.
인간이 ‘하나처럼 통하는/통하게 하는 마음’(一心)의 주체가 되는 과정에서 부
각되는 개념들의 인과적 연쇄를 원효의 안내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일
심一心 여정旅程’의 이정표 내지 거치게 되는 기착지에 대한 선별적 안내문인 셈
이다.
50)
<향상의 잠재적 가능성이자 근거인 ‘여래장如來藏으로서의 일심一心’ → ‘불
변‧동일‧독자의 실체나 본질은 없다는 이해’(空觀) → ‘현상을 유식唯識으로 이
해함’(공관空觀을 안은 唯識觀) → ‘온전한 이해수행’(正觀)인 ‘[빠져들지 않고] 그침’(止)과
‘[사실대로] 이해함’(觀)의 융합(止觀雙運) → ‘자기를 이롭게 함’(自利行)과 ‘타인을 이
롭게 함’(利他行)의 결합적 전개 → ‘비로소 깨달아감’(始覺)의 내용이 바로 ‘깨달음
의 본연’(本覺)임을 체득하게 되는 ‘하나처럼 통하는/통하게 하는 깨달음’(一覺) →
‘하나처럼 통하는/통하게 하는 마음’(一心)>.
이 조건인과적 연쇄를 통해 걸어가는 길의 의미를 풀면 이렇게 될 것이다.
49) 이에 관한 구체적 논의는 「자기이익 성취와 타자이익 기여의 결합 문제와 원효의 선禪―자리/이타의 결합 조
건과 선禪」(『불교학연구』40호, 불교학연구회, 2014)에 있다.
50) 이밖에도 중요한 개념의 군群들이 있지만 이 글의 논지에 맞추어 선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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